교사는 배움으로써 태어납니다. 교사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공립교사 임용시험의 교육학 논술과 면접 시험도 필연적으로 배우는 과정의 일환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어떻게 배우고 판단하여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지를 배워야 합니다. 즉 자신이 교육과 관련한 상황을 어떻게 판단했으며 또 어떻게 논의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예비교사들은 임용시험 대비를 위해 읽을 만한 교육학 개론서가 없다는 말을 자주합니다. 대학에서 본 교육학 개론서들은 기초적인 관점을 주지만 심층성이 없고, 학원 교육학 논술 교재들은 지엽적인 내용을 맥락이 단절된 채 양적으로 서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 가리키는 중요한 의미는, 많은 예비교사들이 임용시험의 변화가 양적 체계에서 질적 체계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점입니다. 또 시험의 변화가 곧 “의식의 재구조화”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았다는 점입니다. 교육적 지식 자체에는 변화가 거의 없지만 교육적 지식을 어떤 관점에서 판단했고, 그 이전에 교육학의 각 영역과 지식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어떻게 읽고 생각해야 하는지를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글을 쓰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새로운 의식의 작용인 비판적 읽기가 중요하다는 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프레이리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기꺼이 가르치려는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1997)

교육학의 함정에서
우리는 어리석고 감상적이라는 말을 듣거나 반과학까지는 아니지만 비과학적이라는 말을 듣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용감하게 사랑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우리는 온몸으로 공부하고, 배우고, 가르치고, 알게 된다는 것을 단순히 허튼 소리로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느낌, 정서, 소망, 두려움, 의심, 열정과 비판적 이성으로써 이 모든 일들을 해냅니다. 결코 비판적 이성만으로 배우고 가르치면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인지와 정서는 둘이 아니라고 말해야 합니다. 잘 알고 있듯이 우리는 오랫동안 낮은 봉급, 사회적 홀대, 그리고 냉소주의의 희생양이 될 위험 속에서도 계속해서 가르쳐 왔고 또 그렇게 해야 합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마음의 관료화에 ‘아니오’라고 말하는 방법을 꼭 배워야 합니다. 우리는 이런 모든 시도를 그만두는 것이 차라리 물질적으로 이득이 될지라도, 이 도전을 계속해야만 합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시험을 위해 배우지 말고 교사가 되기 위해서 배우기를 원합니다. 그러면 여러분들이 저절로 교사가 되는 날을 맞이하리라 믿습니다.





개정판 출간에 부치는 글

‘임용시험의 최전선’에 서 있는 여러분이 최종 관문 돌파를 위해 알아야 지식을 재구조화했습니다. 먼저 각 영역별 이론들을 지식의 구조로 더욱 정교하게 엄선했습니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은 아직도 원문을 맥락적으로 읽지 못하여 조각난 암기적 지식을 주는 개조식 교재가 많습니다. 따라서 정작 교육학 논술에 있어서 중요한 문해능력이 저하된 분들에게는 꼭 필요한 독해를 하도록 원문을 충실히 반영했습니다.

또한 초기 학습 단계에서 교육학 논술 출제진의 정수를 알게 하기 위해 기출 문제를 관련 이론 밑에 두어 ‘출제 안목’을 주고자 했습니다. 항상 장기간의 학습 뒤에 출제문제가 무엇인지 뒤늦게 파악하는 것은 앞 단계의 학습이 관점 없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경계를 해야 합니다. 따라서 학습하고자 하는 영역 내 이론들의 중요성을 위계적으로 파악하여 효율성과 효과성을 겸비한 학습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합니다.




2019년 12월 24일
노들강변에서 권구현 올림


Structure


01 패러다임을 넘기 위한 패러다임 학습

패러다임(Paradigm)이란, 어떤 한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지배하고 있는 이론적 틀이나 개념의 집합체를 의미합니다. 또 철학적으로는 “학문을 수행하기 위한 규칙을 얻는 것보다는 학문을 수행하는 것에 의해서 터득되는 지식”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교육학 논술의 방향에 대하여 다양한 견해를 지닌 교육학 논술 연구자와 출제진들이 공유하는 신념, 가치, 지식 등을 예측하여 재해석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결국 독자들은 이 책의 패러다임을 중심으로 ‘무엇을 더 해야 할지’를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02 현명한 사냥꾼의 관점 학습

서투른 사냥꾼은 자기 냄새를 풍기며 동물의 자취를 따라가지만 노련한 사냥꾼은 자기 냄새를 지우며 동물의 길목을 감지해낸 후 기다립니다. 아마도 교육학 논술을 학습하는 과정에서도 그와 같은 서투름과 노련함이 존재할 것입니다. 기존의 학원 교육학이 논술과 만나면서 기존 객관식 시험을 위한 고정적 지식이고 양적인 지식에 얽매여 독자들로 하여금 편저자나 강사들의 시행착오를 그대로 따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저자가 집필한 교육학 논술 관련 20여 권의 논문과 저서, 그리고 교육방송(EBS), 대학, 학원 등에서 이루어진 15년 동안의 강의 중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선정한 내용으로 구성하였습니다.





03 사유의 경제성을 위한 지식의 구조 학습

사유의 경제성이란 흔히 오컴의 면도날(Occam’s razor)로 비유할 수 있는데, 적은 수의 논리로 설명이 가능한 경우 많은 수의 논리를 세우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물론 이에 대해 보편적 지식의 의미를 간과하는 얕은 지식이나 요령식 학습을 조장한다고 비판하는 분도 있겠지만 실제 개개의 교육 현장 문제를 토대로 하는 교육학 논술 문제에 필요한 보편성의 압축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 책은 ‘지식의 구조’를 의미하는 교육학 논술의 개념적 구조를 담고 있으며, 이는 교육학 논술 문제를 위해 예비교사가 알아야 할 지식 최적화를 의도한 것입니다.






04 암기가 아닌 이해와 생각을 위한 읽기

교육학 논술은 교육학과 현장 상황의 만남을 전제로 한 시험입니다. 이는 구술면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제시한 ‘명시적 지식’과 구조화된 ‘암시적 상황’들에 있어서 객관식 문제에서처럼 주어진 보기 중 하나를 고르기 위한 암기가 아니라 이해를 통한 판단, 즉 통찰을 요구합니다. 이 책은 각 내용마다 단순한 지식의 나열식 설명이 아니라 교육 현장과의 관련성을 염두에 두고 심도 있게 해설을 하고 있습니다.